<객지 일 떠나며>
연장 챙겨 집 나서면 현관 문턱을 넘어서는 순간부터 집 걱정, 아이들 걱정 주렁주렁 매달고 객지 일 떠나는 남편의 옷 보따리 챙기면서 속옷 양말 챙기는 것보다 건강이 걱정이다. 객지 일, 물 밥 값 한다고 어두운 새벽부터, 불 켜놓고 어두워질 때까지 일은 더 고되고 돈은 안 되는 일 아내는 그런 남편이 걱정이고 보약 한재 못 해 먹이는 것이 미안하다.
아내의 당부는 술 먹지 말라는 것이고 남편은 도착하거든 전화할게 짧은 대답이 전부였지만 그래도 몸 추슬러 객지일 나서는 남편이 아내에게는 고맙고 고마울 뿐이다. 그래도 옷 가방 챙겨주며 밉지 않게 걱정하는 집 식구가 있어 세상살이 힘들지만 살 만 하다고 그런 아내가 고마울 뿐이다.
부족하고 없는 살림에 남들 보기에는 하찮게 보이는 것도 소중한 것처럼 다른 사람 보기에는 보잘 것 없을지 몰라도 믿어주고 함께 살아주는 것이 고맙고 세상을 다 뒤져도 저런 사람은 없을 것이다. 서로가 그렇게 믿고 사는 것이다.
돈 보고 일 하고, 일 보고 붙어있는 객지공사 어디에든 마음 붙여 일하면 되겠지만 집을 떠나올수록 집이 소중하고 그래도 내 하나만 바라보고 사는 자식이며 아내에게 울타리고 믿음인데 내가 무너지면 자식이고 아내의 희망도 무너지는 것, 파리한 몸뚱이 서로 버티고 의지하며 함께 살아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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