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문학

객지 일 떠나며 조선남

참된 2014. 1. 24. 17:45

[시-조선남] 객지 일 떠나며 471 - 조회
- 작성자이름 : 노동조합  2008/04/05 - 등록


<객지 일 떠나며>

연장 챙겨 집 나서면 현관 문턱을 넘어서는 순간부터
집 걱정, 아이들 걱정 주렁주렁 매달고
객지 일 떠나는 남편의 옷 보따리 챙기면서
속옷 양말 챙기는 것보다 건강이 걱정이다.
객지 일, 물 밥 값 한다고
어두운 새벽부터, 불 켜놓고 어두워질 때까지
일은 더 고되고 돈은 안 되는 일
아내는 그런 남편이 걱정이고
보약 한재 못 해 먹이는 것이 미안하다.


아내의 당부는 술 먹지 말라는 것이고
남편은 도착하거든 전화할게 짧은 대답이 전부였지만
그래도 몸 추슬러 객지일 나서는 남편이
아내에게는 고맙고 고마울 뿐이다.
그래도 옷 가방 챙겨주며 밉지 않게 걱정하는
집 식구가 있어 세상살이 힘들지만 살 만 하다고
그런 아내가 고마울 뿐이다.
  

부족하고 없는 살림에 남들 보기에는
하찮게 보이는 것도 소중한 것처럼
다른 사람 보기에는 보잘 것 없을지 몰라도
믿어주고 함께 살아주는 것이 고맙고
세상을 다 뒤져도 저런 사람은 없을 것이다.
서로가 그렇게 믿고 사는 것이다.


돈 보고 일 하고, 일 보고 붙어있는 객지공사
어디에든 마음 붙여 일하면 되겠지만
집을 떠나올수록 집이 소중하고
그래도 내 하나만 바라보고 사는
자식이며 아내에게 울타리고 믿음인데
내가 무너지면 자식이고 아내의 희망도 무너지는 것,
파리한 몸뚱이 서로 버티고 의지하며
함께 살아갈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