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범 열사

[현장에서]고 최종범씨 유족 “삼성 사과하라” 본사 앞 노숙농성(2013.12.3)

참된 2013. 12. 11. 13:54

[현장에서]고 최종범씨 유족 “삼성 사과하라” 본사 앞 노숙농성

박철응 기자 hero@kyunghyang.com   경향신문   입력 : 2013-12-03 21:32:15수정 : 2013-12-03 23:08:58

 

 

지난 10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삼성전자서비스 기사 최종범씨의 부인 이모씨가 3일 상복을 입고 서울 서초동 삼성 본관 앞을 찾았다. 고인이 자결한 지 33일이 지나도록 제대로 된 사과와 교섭에 응하지 않고 있는 삼성전자서비스에 항의하며 노숙농성에 들어간 것이다. 삼성 본관 앞의 겨울농성에는 금속노조와 삼성전자서비스 지회 조합원 60여명이 함께했다.

하지만 이씨는 삼성의 보안요원들과 경찰의 제지로 천막조차 치지 못하고 바닥에 앉아 시위를 시작했다. 이씨는 고 최종범씨의 형인 최종호씨와 함께 “연행돼도 좋다. 삼성과 직접 만나 얘기하겠다”며 건물 진입을 시도했으나 경찰에 의해 끌려나왔다.

유족·노조원들 진입 막는 삼성 직원들 ‘삼성전자서비스 최종범 열사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3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본관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수리기사로 일했던 최씨는 “(저의 죽음이) 부디 도움이 되길 바란다”는 글을 남긴 채 지난 10월 충남 천안의 한 도로에 주차된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 김창길 기자


이씨는 경향신문 기자와 만나 “장례가 33일이 지나도록 이뤄지지 않고 있다. 남편은 지금도 냉동고에 있다. 해결이 날 때까지 할 것이고, (남편의) 유언대로 할 뿐”이라며 “삼성이 해를 넘기려는 것이냐”고 말했다. 최종범씨는 유서에 “전태일님처럼 그러진 못해도 전 선택했어요. 부디 도움이 되길 바라겠습니다”라고 썼다. 노조는 삼성전자서비스에 노동조건 개선과 위장도급 중단 등을 요구하며 세 차례 교섭을 요구했으나 회사 측은 “교섭 당사자는 고인과 직접 근로관계에 있던 협력사가 맞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앞서 민주노총과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삼성전자서비스 최종범 열사 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서울 정동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는 13일까지 삼성 본관 앞에서 노숙농성을 하기로 했다.

농성에는 삼성전자서비스 지회 모든 조합원들이 연차를 내 참여할 예정이다.

대책위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권영국 변호사는 “그동안 대책위에 시민사회단체들의 참여를 제한하면서 삼성의 합리적 해결책을 촉구해왔으나 이제는 달라졌다”면서 “동참하고자 하는 모든 단체로 확대해서 전국적으로 대응하는 전면전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