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혁명 때 죽은 이는 30만 명이다. 1894년 조선 전체 인구는 1,300만명이었다. 산등성이 길가에서, 추운 논바닥에서, 밭둑에서 일본군의 총에 맞아 죽고, 추워서 얼어 죽고, 배고파 굶어 죽었다.
나는 그들에게 사죄하는 마음으로 10일 동안 탁발 길에 나선다.


최시형 해월 선생님의 길을 따라 걷는다. 해월 선생은 37년간이나 쫒기면서 다닌 분이다보니 남은 글이 없다.
해월 선생은 “내가 젊었을 때 남의 짐 머슴살이를 많이 했는데, 그때 사람들이 ‘머슴 놈, 머슴놈’ 하면서 멸시를 하곤 했을 때 참 가슴이 많이 아팠다”고 말했다. 그분 발자취는 경북과 강원도에 집중돼 있다.
이름도 없이 죽어간 동학도들을 찾아간다. 1894년 10월 14일에 경남 하동 고성산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였으나 신무기 앞에서 힘없이 무너진 186명 넋을 위로할 것이다.


오는 25일 천도교 남해 교당에서 출발해 하동, 진주를 따라 동학군들의 싸움터를 둘러본다. 경남 양산에서는 최제우 선생이 울산 여시바윗골에서 을묘천서를 받은 후 구도 터인 천성산 내원암과 적멸굴을 둘러보고 경주, 포항 흥해를 거쳐 경북으로 향한다. 경주 용담에서 검등골까지 70리를 옛길 따라 걸을 계획이다.

상주, 영덕등 해월선생의 은신처를 둘러보고 강원도로. 강원도에서는 해월선생이 1898년 6월에 체포되신 원주시 호저면 송골갔다가 인제『동경대전』간행지(현 남면 갑둔리) 순례, 1894년 9월 18일 점령했던 강릉관아를 둘러본다. 특히 원주에서는 살아계실때 자주 말씀하시던 장일순 선생님 묘소도 참배할 예정이다.


다음은 경기도로 와서 여주의 해월 선생님 묘소 참배하고 안성, 이천 거쳐 서울로 향한다. 서울에서는 복합상소터와 해월 선생 수형터(서소문감옥, 현 서소문 파출소 근처), 재판터(경성지방법원, 현 종로 사거리 제일은행 본점), 처형터, 표지석 있음(육군법원, 현 단성사 뒤)를 돌아볼 예정이다.


충남에선 공주 우금티를 찾는다. 충남 천안 동학농민군 처형터(입장 천 모래사장, 현 천안시 서북구 직산읍 판정리), 충남 태안 동학농민군 학살지 목네미샘(현 이원면 사창 3리)등등을 둘러본다.

오는 5월 4일 충북 보은에서 걸음을 마무리한다. 그때가 바로 보은취회 120주년 기념일이다.
이번 순례는 오로지 탁발 길이다. 짧은 구간별로 자유롭게 참가할 수 있다. ‘삶결두레 아사달 카페’에 신청하면 된다. 이미 10대부터 60대 노인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신청하고 있다. 직업도 교수나 교사부터 무직까지 다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