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정규직노조(지부)가 ‘불법파견 정규직화 교섭 중단’을 선언했다. 정규직지부는 27일 오후 지부장 긴급 성명서를 내 '오늘 3시 이후 불법파견 교섭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지부는 성명서에서 “정규직지부와 비정규직지회의 정세판단과 요구의 불일치로 인해 더 이상 교섭을 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불법파견 정규직화를 위한 정규직 노조의 노력이 일고의 가치도 없이 매도되고 폄하되는 것에 대해 인간적 비애감을 지울 수 없다”고 덧붙였다. 오늘 오후 열리기로 돼있었던 15차 특별교섭이 비정규직지회의 반대로 무산된 직후였다.
비정규직지회는 정규직지부가 비정규직의 동의 없이 회사와 불법파견 특별교섭 잠정합의를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강력히 반발하며 문용문 지부장이 교섭장으로 가는 것을 막았다. 비정규직지회 조합원 500여명은 27일 오후 1시부터 4시간 부분파업을 하고 2시부터 현대자동차 정규직지부 사무실 앞에 모여 연좌농성을 벌였다.
정규직지부와 비정규직지회, 금속노조 등 노측교섭단은 2시부터 정규직노조 사무실 대회의실에서 교섭단 회의를 열었다. 박현제 비정규직 지회장은 “비정규직 동의없는 잠정합의는 절대 안 된다”며 “교섭을 막으려는 것이 아니라 잠정합의 전에 비정규직 동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문용문 정규직 지부장은 “회사에서 교섭에 어떤 안을 내놓았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교섭 자체를 막는 것은 26년간의 관례를 막는 것”이라고 말했다.결국 문용문 지부장은 교섭 약속 시간이 1시간 반가량 지난 4시 25분 “오늘 교섭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한편 비정규직지회 소속 해고자 10여명은 오늘 오전 11시 통합진보당 울산시당 당사를 방문해 김진석 시당위원장에게 “통합진보당 당원인 문용문 정규직지부장이 비정규직들의 동의없이 잠정합의‘를 하는 것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것”이라며 “평소 비정규직 투쟁에 헌신적인 연대를 해온 통합진보당이 문용문 지부장을 설득해달라”고 요구했다. 김진석 위원장은 “문용문 지부장에게 전화를 걸어 비정규직지회의 요구를 전달했으나 문 지부장은 아무 답변이 없었다”고 말했다.
박현제 비정규직 지회장은 어제 저녁 송전탑 아래에서 열린 집회에서 “지난 21일 박상철 금속노조 위원장을 만났는데 박 위원장이 불법파견 교섭과 관련 ‘교섭권과 체결권을 위임해달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또 박 지회장은 “25일에는 문용문 지부장을 만나 ‘비정규직 동의없이 잠정합의하지 말아달라’고 얘기하자 문 지부장이 26일 ‘알겠다. 잠정합의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며 “잠정합의를 강행할 경우 교섭자체를 막으려고 했으나 문 지부장이 ‘알겠다’고 답했으므로 교섭을 막지는 않겠다”고 발언했다. 그러나 집회가 끝난 직후 정규직지부 손태현 비정규실장 등이 비정규직지회 간부들이 회의중인 천막을 찾아와 “문용문 지부장은 잠정합의를 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이 아니라 교섭이 끝나고 교섭단회의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7일 현대자동차가 울산지방법원에 비정규직지회를 상대로 낸 ‘불법집회 금지 및 업무방해’ 가처분이 받아들여졌다. 울산지법은 결정문에서 “현대차의 동의 없이는 명촌 주차장에 집회와 시위의 목적으로 출입해서는 안 되며, 명촌 주차장 주변 토지 내에 설치된 천막 등 기타 불법 시설물들을 철거하라”고 밝혔다. 또 “이같은 명령을 위반할 시 집행관을 통해 불법시설물 철거 등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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