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6시 중구 성남동 소극장 품에서 울산노동뉴스 창간 5주년 기념 심포지엄이 '위기의 노동운동, 반격을 준비하다'를 주제로 열렸다.


민주노총울산본부 이창규 정책기획실장은 현대중공업, 한진중공업 등 울산지역 조선사업장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불안과 대우버스울산공장 비정규직 정리해고, 전국 최고의 청년실업률 등을 지적하고, 고용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신자유주의 시장중심주의에 맞선 이데올로기전 승리, 산업고용정책에 대한 개입력 확보, 민주노조 사수와 산별노조 완성,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제시했다.
이창규 실장은 "노조간부들이 자기확신을 갖고 조합원 속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노동운동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노조간부 혁신부터 치열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교조울산지부 조용식 정책실장은 전교조 출범 직후 1500여명의 교사 해고로 시작된 전교조 탄압이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정권 들어와 교육 상품화와 전교조의 도덕적, 정치적 무장해제로 이어졌다고 지적한 뒤 일제고사 반대 교사와 시국선언 교사 징계, 진보정당 정치자금 납부자 소환, 규약 시정명령, 조합원 명단 공개 등 이명박 정권의 탄압이 전교조의 존재 자체를 도려내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용식 정책실장은 "전교조 초기 돈봉투를 받지 않겠다는 선명한 요구로 국민적 지지를 획득했던 것처럼 '입시폐지, 대학평준화' 요구를 사회적 의제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하고 "단기적 과제로 서울, 경기, 광주, 전남, 충북, 울산 등에서 진보교육감을 당선시켜 이명박 정권의 경쟁 특권교육을 파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국공무원노조울산본부 최윤영 정책기획국장은 두 차례에 걸친 설립신고서 반려와 141명에 이르는 파면.해임 등 정부의 탄압도 문제지만 통합 이전 전공노와 민공노의 분열에 대한 평가가 불충분해 규약상의 허점을 낳았고 양적 통합이 질적 변화로 나아가는 것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윤영 국장은 "합법적 지위 확보에 연연해할 것이 아니라 법외노조의 길을 가더라도 원칙적으로 돌파해나가는 투쟁이 필요한 시기"라며 "민주노총이 지도력을 발휘해 공무원노조, 전교조 등 해직자들의 집단적 연행과 구속을 각오한 투쟁을 만들어내고 이명박 정권의 탄압 국면에 정면으로 저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 오세일 지회장은 지난해 말 현대중공업 4도크 부서 통폐합과 조선사업부 정규직 노동자 750여명 전환배치를 시작으로 2000여명에 이르는 하청노동자들이 정리해고되고 사내하청노동자에 대한 임금삭감과 토요 무급화가 진행된 구조조정 과정을 설명하고, 원청을 상대로 임금 원상회복과 고용보장을 요구한 부광기업 등 사내하청노동자들의 투쟁을 소개했다.
오세일 지회장은 "하청노동자들은 먼저 싸웠던 노동자들의 사례를 통해 어떻게 싸워야 하는지를 배워가고 있다"면서 "하청노동자에 대한 사용자가 원청인 현대중공업이라고 대법원 판결에서 밝힌만큼 사측의 구조조정에 각개격파되지 않기 위해서는 원.하청 노동자들이 단결해 투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이상수 지회장은 지난 6년 사이 정규직 산재공정 등에 투입된 한시하청노동자들이 정규직 복귀와 공정 해지 등으로 현대차 울산공장에서만 2200~2500명이 정리해고됐고, 해외공장 확대, 외주화.모듈화.편성효율 높이기에 따른 인원과 공정 축소로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남아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강도 강화와 고용불안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상수 지회장은 "외주화.모듈화.자동화 등의 계획들을 초기부터 막아내는 사업들을 전면배치하지 않고, 단순히 물량만 있으면 계속 노동할 수 있다는 방식으로 접근한다면 울산공장 안의 일자리는 계속 축소될 수밖에 없고 그만큼 정규직에 대한 신규인원 충원도 없을 뿐더러 비정규직은 더욱 해고의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면서 "총고용 보장을 위해서는 원.하청 공동투쟁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발제에 이어진 토론에서 최윤영 국장은 저항을 조직하지 않고서는 전선 돌파가 어렵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고, 이창규 실장은 "간부들의 의식상태가 너무 많이 무뎌져 있다"며 "아래로부터, 주변으로부터 모범을 조직하는 내부 전투를 통해 수천명의 간부를 다시 세워내야 한다"고 말했다.
조용식 실장은 "김대중, 노무현 정권 시절 국민과 함께한다는 노선을 내세운 노동운동 지도부가 사실상 투쟁을 회피했고, 대중들도 투쟁 속에서 단련돼오지 못했다"며 "패권적으로 이뤄지는 방식, 나를 중심으로 모여라 하는 식의 방식으로는 현 국면을 돌파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조 실장은 "모두가 고통받는 문제, 예컨대 입시폐지, 대학평준화라는 교육의제를 모두가 자기문제로 인식하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함께 싸워나갈 때 전망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수 지회장은 "현장에서 치열함이 없어졌고, 노동운동은 너무 늙었다"며 "태반이 비정규직인 20~30대 젊은 노동자들을 노동조합으로 다가서게 하는 세밀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