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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뉴스]토요일 밤에, 굳게 닫힌 문에 선 이들

참된 2009. 7. 5. 11:46

[포토뉴스]토요일 밤에, 굳게 닫힌 문에 선 이들

쌍용차 노동자, 가족들의 낯설음과 그리움

 

2009-07-05 02시07분    정재은(eun@cmedia.or.kr)    미디어충청

 

 

쌍용차 전면파업 44일차, 세상에서 고립된 쌍용차 노동자들이 철문으로 된 평택공장 정문을 사이에 두고 가족과 만나고 있다. 4일 토요일 밤 9시경 서울 구로에서 정비 노동자들을 만나러 온 가족들의 얼굴에 웃음과 그리움이 교차한다.

철문을 사이에 두고 가족을 만나야 하는 상황이 낯설어 아이는 아빠가 내미는 두 손을 잡지 않고 엄마 뒤에 숨어 머리를 묻었고, 결국 울어버렸다. 또 다른 아이는 아빠를 만나러 위험한 바리케이트 위에 올라가려고 애를 썼다. 철문 앞엔 경찰이 바리케이트를 쳐 놓아 이중으로 굳게 닫힌 문이었다.

그러나 오랜만에 가족을 만나는 반가움은 낯설음을 넘지 못했고, 만남을 제지하는 경찰에 대한 항의로 이어졌다.

“왜 안 돼요? 바리케이트만 치우고 만나면 되잖아요.”
“점심에 있던 경찰은 아이도 안아보게 하고 했는데 지금은 왜 안 돼요?”
“너무 하네요. 멀리서 왔는데”

한편 4일 낮1시40분경부터 경찰은 평택공장 정문부터 주위를 돌며 파업하는 노동자들을 향해 방송을 하기 시작했다.

“불법파업을 중단하고 나오시기 바랍니다. 단순가담자는 나오면 간단한 조사 후 귀가 조치하도록 경찰에서는 최대한 선처하도록 하겠습니다. 파업을 계속하면 손해배상, 가압류를 당할 수 있습니다.”

저녁 7시경부터는 버스주차장에서 회사측에서 RV차량에 방송장치를 달아 경찰측이 낮부터 방송한 것과 비슷한 내용의 방송을 하기 시작했다.

헌법에 보장된 노동자들의 파업권은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중지가 있었음에도 어느덧 불법파업으로 둔갑했고, 노동자들의 삶터, 일터였던 공장은 어느덧 들어가지도 나가지도 못하는 무인도로 둔갑해 있었다.

 
바리케이트와 정문을 사이에 두고 만나는 쌍용차 노동자와 가족들



아이가 아빠를 만나려고 위험한 바리케이트 위에 올라가려고 하자 가족들이 아이를 번쩍 안았다.


철문에 쌍용차 노동자들이 가족을 만나기 위해 빼곡히 서 있다.



아빠를 만나고 다시 엄마의 품으로 돌아가는 아이. 아이는 처음에 아빠 품에 안기지 않고 울어버렸다.

가족들이 돌아가자 철문에 머리를 묻어버린 노동자들

 

 

 

 

덧붙임
정재은 미디어충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