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살아가며

쌍용차노동자 금속노동자에 총파업 호소

참된 2009. 6. 29. 19:40

쌍용차노동자 금속노동자에 총파업 호소

“37일차 점거파업하는 노동자들이 드립니다”

 

2009-06-27 20시06분   미디어충청 특별취재팀(eun@cmedia.or.kr)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은 27일 저녁 금속노조 노동자들에게 보내는 총파업 호소문을 노조 홈페이지를 통해 배포했다.

금속노조는 27일 오후 긴급회의를 갖고 쌍용자동차 구사대 및 용역 침탈과 관련 총파업을 결정했다. 노조에 따르면 29일 4시간 부분파업, 7월 1일 총파업을 결의하였고 다음주로 예정된 지부집단교섭 등은 중단키로 했다. 29일 부분파업에 이어 쌍용자동차에 집결한다고 결정했다.

호소문 전문

쌍용자동차 점거파업 노동자들이 금속노조 동지들에게 드리는 총파업투쟁 호소문



2009년 6월 27일
자랑스런 금속노조 15만 조합원 동지 여러분! 지도부 동지들!
쌍용차 원·하청 노동자들 1천여명은 오늘로써 37일차 전면 총파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우리들이 바리케이드로 공장을 사수하고, 도장공장을 거점으로 하여 점거파업을 전개하고 있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해고는 살인이다!” 살인적인 정리해고를 철회하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정리해고의 또 다른 이름인 분사화, 비정규직화를 중단하라는 것입니다. 아울러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자 전체의 총고용을 보장하라는 것입니다.
일 밖에 몰랐던 평범한 노동자들이, 인화물질 가득한 도장 공장에 거점을 잡고 목숨을 건 농성을 전개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그것 또한 간단합니다. 우리의 아이들, 부모와 가족들, 동료들의 삶과 생계를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아! 그런데 어떻게 이럴 수 있단 말입니까?
수년 동안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1500명 가까이 소리 소문없이 해고해버린 저들은, 어버이날에 정규직 노동자 2,646명을 정리해고 하겠다고 노동부에 신고하였고, 한 달 동안 동료들 1,700명을 희망퇴직이라는 미명 하에 강제로 쫓아냈습니다. 5월 31일 직장폐쇄, 6월 2일 정리해고 명단 통보, 6월 8일에는 끝내 희망퇴직자 수를 제외한 976명을 정리해고 하였고, 6월 16일부터는 용역깡패들을 앞세워 관제 데모를 시작했습니다. 급기야 어제(6월 26일), 사실상 경찰들과의 합동작전을 펼치며 10명의 노조 간부를 체포해갔고, 끝내 공장을 침탈하여 본관으로 진입했습니다.
경찰 병력의 진입 형식은 용역깡패를 앞세워 진입하면서 말로는 “충돌을 우려하여 함께 들어가겠다”면서 공장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러나 들어오지 말 것을 방송차 위에서 호소하는 노조 간부를 용역깡패들이 둘러싸자 곧바로 사복 체포조가 투입되어 연행해갔습니다. 이것은 무엇을 말합니까? 용역꺙패와 공권력은 완벽한 합동작전을 펼치며 공장 안에 들어온 것입니다. 사실상 쌍용차에는 어제 오후부터 공권력이 투입된 상태입니다!

어제 새벽과 오늘까지도 용역깡패들은 쇠파이프와 방패, 지게차와 소화전으로 중무장한 채 공장에 난입하여 조립 3팀 생산시설을 마구잡이로 파괴하고 있습니다. 위험천만한 도장 공장 침탈을 위해 엄청난 폭력을 가하고 있는데, 경찰들은 이를 수수방관하거나 심지어 연대하러 달려온 노동자들의 출입을 폭력으로 진압하고 있습니다. 사측 구사대와 용역깡패는 정문 출입을 자유롭게 하고 있는데, 연대단위의 출입만 막고 있는 경찰은 사실상 “구사대·용역깡패와 한 몸”이 되었습니다!

법정관리인들은 지금까지 “연필 한 자루 사는 것조차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며 돈이 없으니 임금도 줄 수 없다며 밥먹듯이 임금체불을 자행했습니다. 그런데 하루 일당 20만원짜리 수백명의 용역깡패들을 고용한 돈은 어디에서 나온 것입니까? 법을 엄정히 지켜야 할 법정관리 재판부가 승인하지 않는 한, 용역깡패 업체와 새로운 계약을 발주할 수가 없습니다!
희망퇴직 위로금조차 법정시한을 훌쩍 넘긴 상태에서 아직도 지급되지 않았고, 더 기막힌 사실은 법정관리인들이 위로금·퇴직금 지급을 위한 구조조정 자금조차 산업은행에 요청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당연히 쌍용차 회생을 위한 자금도 요청한 바가 없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사람 살리는 자금은 지원하지 않고, 사람 죽이는 용역깡패 투입에는 하루에도 수 억 원씩 뿌리고 있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15만 금속노조 조합원 동지들! 지도부 동지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이제 용역깡패와 구사대, 공권력에 둘러싸인 우리는 드디어 도장부 거점을 제외하고는 꼼짝달싹도 할 수 없는, 마지막 옥쇄항전에 돌입했습니다.
이제 금속노조 동지들의 저력과 힘을 보여줄 때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금속노조 동지들의 많은 연대와 지원을 받았습니다. 37일간 총파업을 하면서 동지들의 연대에 힘도 많이 얻었습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중요한 원동력 중 하나가 바로 금속노조 동지들의 헌신적인 연대였습니다. 그러나 이제 최후의 싸움을 남겨놓은 시점에서, 15만 금속노동자들의 총파업이라는 무기를 꺼내들 때입니다.

그간 쌍용차 노동자들이 지역의 연대투쟁, 금속노조와 민주노총의 총력투쟁에 소홀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공장점거파업에 돌입한 후 매일 동료들과 함께 부대끼고 토론하며 농성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우리의 과거를 돌이켜보며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연대의 소중함을 이토록 뼈저리게 느낀 적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용역깡패들이 출입문을 봉쇄하고 경찰병력이 출동하는 날까지도, 투쟁하는 노동자들과 연대하기 위해 출입봉쇄 위협을 무릅쓰고 연대투쟁을 다녔습니다.
우리들이 직접 동지들을 만나 연대를 호소해야 마땅하지만, 이제 더 이상 그럴 수 있는 처지가 아닙니다. 여기서 물러서면 벼랑 끝, 모두가 죽는 길 뿐이기에 사생결단의 자세로 공장을 사수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금속노조 15만 조합원 동지들! 지도부 동지들!
쌍용차 정리해고 문제는 제조업에서의 “자유로운 정리해고” “분사화 · 외주화” “비정규직·파견직 확대” 등 이명박 정부 구조조정의 밑그림 하에서 진행된 것으로서, 같은 완성차 회사인 GM대우차와 현대기아차 노동자들의 생존과도 직결된 사안입니다. 아울러 완성차 구조조정과 직결되어 있는 자동차산업 전반의 구조조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자동차산업이 한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볼 때, 이는 곧바로 금속산업·제조업 전체로 퍼져나갈 것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현대차 해외부문 사장 출신인 이유일 법정관리인은 지난 6월 15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쌍용차 사태와 관련해 이렇게 밝혔습니다. “구조조정은 노사 문제라고 해서 정부가 아예 빠져버리면 앞으로 한국에서 구조조정 못한다. 다른 완성차의 구조조정에도 두고두고 걸림돌이 될 것이다.” 결국, 쌍용차 구조조정을 지렛대 삼아 GM대우차, 현대기아차로 구조조정을 확대하겠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따라서 저희 쌍용차 원·하청 노동자들의 파업투쟁은, 단순히 우리 생존권만 걸린 싸움이 아니라 이명박 정부와 노동자들 간의 투쟁입니다. 쌍용차 정리해고 분쇄 투쟁을 지켜내지 못하면 자동차 산업을 필두로 한 정리해고, 구조조정은 급속하게 확산될 것입니다.

사랑하는 15만 금속노조 조합원 동지들! 지도부 동지들!
금속노조는 투쟁본부 회의에서 “쌍용차 공권력 투입 시 위원장 기자회견을 통해 금속노조는 전면파업에 돌입한다”고 결정한 바 있습니다. 이제 그 결정을 집행할 때입니다! 공권력과 구사대, 용역깡패가 한 몸이 되어 이미 공장을 침탈하여 노동자들의 생존권과 목숨을 유린하고 있습니다.
이젠 이명박 정부의 노동자 죽이기에 맞선 투쟁을 쌍용차 연대 총파업투쟁으로 보여줍시다! 쌍용차 투쟁을 반드시 지켜낸다는 다짐으로 힘차게 결의해 주십시오! 이 투쟁의 승리는 15만 금속노조 조합원, 아니 1,500만 노동자 전체의 승리가 될 것입니다! 저희 또한 강철 같은 연대로 화답할 것입니다! 투쟁!
해고는 살인이다! 금속노조 총파업투쟁으로 정리해고 박살내자!
강철 같은 총파업투쟁, 분사계획 저지하고 총고용보장 쟁취하자!

- 37일차 전면 총파업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쌍용자동차 노동자 일동 -
 
 
덧붙임
미디어충청 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