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 노사가 대규모 전환배치에 합의한 후 사내 하청업체들이 비정규직 노동자 900여명에게 무급휴직동의서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대규모 정리해고가 현실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GM대우 노사는 전환배치에 합의하면서 비정규직에 대해서도 고용이 유지될 것이며 계약해지는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님이 점점 밝혀지고 있는 것이다.
GM대우 부평2공장 사내 하청업체에 근무하는 A(37)씨는 지난 4월 13일, 회사로부터 “앞으로 출근을 안 해도 될 것 같다”는 통보를 받았다.
A씨에 따르면 이 회사는 4개 라인의 공정에서 80여명의 노동자가 일했지만, 최근 2개 라인에 정규직이 배치되면서 나머지 2개 라인에서 돌아가면서 일하고 있었다. 하지만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2개 라인에서도 30%의 인원을 또 감축했으며, 결국 20여명만이 남고 나머지는 모두 무급휴직 동의서를 쓰고 무급휴직에 들어갔다.
A씨는 “회사는 상황이 좋아지면 다시 일할 수 있다고 하지만, 이미 일하던 라인에 정규직이 배치됐는데 돌아갈 일자리가 있겠냐”며 “무급휴직이 사실상 정리해고나 다름없다. 5월 한 달 동안 뭘 먹고 살라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부평2공장 다른 하청업체에 근무하는 B(29)씨도 처지는 마찬가지다. 회사에서 최근 ‘GM대우 본사에서 물량 도급계약을 해지했다’며 무급휴직 동의서를 쓰라고 했다. B씨는 회사 직원의 절반 이상이 동의서를 쓰면 휴업수당을 받을 수가 없다는 사실을 알아 동의서를 쓰지 않았지만, 이미 절반 이상이 무급휴직 동의서를 쓴 상태다.
B씨는 “오는 6월에 본사와 재계약할 하청업체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과연 몇 개의 회사나 재계약할 수 있을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며 “2ㆍ3차 하청업체까지 따진다면 1000명 이상이 대량 해고되는 상황이 생길수도 있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전국금속노조 GM대우차 비정규직지회(지회장 이대우)에 따르면 GM대우 부평공장의 사내 하청업체 15곳에서 일하는 비정규직은 1357명이다. 이들 중 애로공정(3D)에서 일하는 400여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900여명이 무급휴직 동의서를 작성했다.
이대우 지회장은 “무급휴직 동의서를 5월로 한정해서 받은 업체도 있지만, 기간 없이 받은 업체도 있고 조합원의 경우는 아예 받지 않았다”며 “무급휴직은 은폐된 정리해고로 볼 수밖에 없고 재계약이 이뤄지는 시점인 6월에 가서는 실질적인 대량해고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비정규직노조는 휴업을 마치고 다시 출근하는 4월 21일부터 사내에서 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 출근투쟁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부평지역 곳곳을 돌며 이를 시민들에게 알리고 회사의 정리해고에 맞서 투쟁을 벌여내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에 대한 GM대우의 입장을 확인하려 연락을 시도했으나 휴업 등으로 인해 연락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인천일보> 보도에서 GM대우 관계자는 “미국 본사의 파산설이 흘러나오고 있는 등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몰라 비정규직들이 대량 해고될 것인지 여부는 설명하기 힘들다”며 “생산 공정률이 떨어지고 4월 근무일 수가 12일에 그치는 등 어려움으로 무급휴직은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