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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자 민요패 "우듬지" >-노동자 삶담긴 민요 부르기(1999.5.21)

참된 2009. 9. 30. 19:11

노동자 문화패 다 모여라
제목 ♡ 노동자 민요패 < 우듬지 >
번호 1 분류   조회/추천 125  /  0
글쓴이 김미순    
작성일 1999년 06월 08일 16시 07분 02초
< 노동자 민요패 "우듬지" >-노동자 삶담긴 민요 부르기 (99년 5월 21일 제 58호 '노동과 세계')


'우듬지'는 '나무의 가장 웃가지'란 뜻이다.
"이땅에 민요를 멋드러지게 부르는 패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민주노총 박선봉 문화부장이 노동조합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연이 닿는 모든 곳에 연락을 했다. 그렇게 해서 맨 처음 건설노련 소속 (주)삼호노조 이명호가 연락을 해왔고, 서울지하철노조에서 3명이 들어왔다. 막부장이 인천거리공연 기금마련 하루호프에서 민요 한자락을 멋드러지게 주어섬기는 것을 본 인천 연세의원 구자선이 결합했다. 대우중공업 의왕지부 2명까지 98년 8월 첫 강습을 시작하며 드디어 노동자 민요패 '우듬지'가 만들어졌다. 첫 강습 1주일 후 자기가 빠진 것을 무척이나 섭섭해하며 항의해온 기만서(36)가 파고들었다. 그는 지금 '우듬지' 회장을 맡고 있다. "민요는 민초의 소리를 담는다"며 "우리 문화지형에서 할 수 있는 판을 우리 스스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하는 그는 요즘 집회때 주
가가 한창 오르고 있는 '각설이'다.

5월 14일 저녁, 우듬지에 대해 좀더 듣기 위해 금속산업연맹이 명동성당에서 노숙투쟁을 벌이는 도중 명동 입구 '블루'로 들어갔다. 들어가면서 손님들하고도 인사를 나누는 걸 보니 단골인가보다. 그러고보니 '블루'는 노동가수 박준이 운영하는 술집이다. 최근 잇딴 공연에 목이 완전히 쉰 이석범(37)회원은 들어가자마자 소주로 목을 축인다. 대우중공업에서 일한지 11년이 넘은 그는 8년 전 대우중공업에 풍물패 '꼴굿떼'를 만들었고, 지금은 '우듬지' 핵심이다. 그가 신은 고무신이 어울려보여 언제부터 신고 다니는 것이냐고 묻자 "1켤레에 8백원 할때부터 신었는데 지금은 5천원"이란다. 그의 고무신은 술자리에선 술잔으로, 집회때면 폭력 경찰에 맞서는 훌륭한 무기로 사용된다.

지금 우듬지 회원은 모두 13명이다. 강사는 우지용이 맡고 있다. 국립창극단 소속인 그는 판소리를 18년째 하고 있는 전문가로 전주대사습놀이에 나가 상도 받았다. 또다른 강사는 바로 민주노총 문화부장인 박선봉. 매주 월요일 저녁 7시 30분 서울 신촌에 있는 풍물단체 '터울림' 사무실에서 연습한다. 회원들은 매월 1만원
씩 회비를 걷어 월 8만원의 대관료를 주고 있다. 역시 여기도 '돈'이 골치다.

지난 해 9월에는 결성된 지 한달만에 공연으로 '몫돈'을 벌었다. 덕유산, 대둔산에서 열린 노동조합 수련회에 가서 한판 놀아준 뒤 즉석에서 깡통을 돌리며 난장을 벌여 30여만원을 '적선'받았다. 그때 받은 진행비까지 합해서 일찌감치 민요반주 CD를 90만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제작해 두었다.

올 1월 민주노총 겨울문화캠프때 풍물분과 내 '소리마을'에 20여명이 모였다. 우듬지는 그들과 함께 이듬해 봄에는 민요장르만의 공연을 꼭 열 계획이다.

박손봉부장은 "민요는 대부분 통일이나 5.18에 대한 것이고, 노동자의 삶과 정서와 애환을 담은 민요가 없다"며 "민요생산이 절실하다고"고 역설한다. 그래서 우듬지는 민요차아작에도 힘 쓸 작정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문제는 소리를 할 사람이란다. 분명 우리 조합원들 가운데는 대학시절 탈반 등에서 활동했던 기량 있는 동지들이 많을텐데, 전혀 발굴되지 못하고 있는 것을 우듬지는 안타까워한다.

"술을 하나잔 마셔도 많이 마신 듯 흥을 낼 수 있고, 술을 많이 마셔도 한잔 마신 듯 진지하게 토론할 수 있는게 바로 우듬지" 라는 기만서회장의 말처럼 술과 함께 이야기가 무르익어갈 무렵 박선봉부장이 '꽃아꽃아'를 선창하자 회원들은 금새 장단을 맞추며 같이 부른다. 얼추 목을 축이고 다시 명동성당으로 나서는 우듬지 회
원들은 "민요하는 사람들이 많이 많이 같이 했으면 좋겠다"며 '홍보'를 잊지 않는다. * 연락할 곳 : 02-637-449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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