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살아가며
특종은 치열한 현장에서 나왔다(2009.8.7)
참된
2009. 9. 26. 23:29
특종은 치열한 현장에서 나왔다. 지난 달 22일 쌍용차 평택공장 안으로 들어간 홍민철 기자와 장명구 기자는 조합원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 지, 외부와 단절된 그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지를 취재해 세상에 알렸다.

쌍용자동차 조합원들을 취재하기 위해 평택 도장공장에 들어간 민중의소리 홍민철 기자. 나무판자에 의지해 사측의 새총 공세를 피해가며 파업 현장을 취재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첫 보도는 도장공장 안에서 만난 한상균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 인터뷰 기사였다.("그래서 해고는 살인인 겁니다") 쌍용차 공장에 공권력이 투입된 지 3일째 되던 날이었다.
그날 두 기자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다. 경찰헬기에서 날마다 도장공장 옥상으로 떨어뜨리는 최루액이 스티로폼을 녹인다는 사실이었다. 두 기자는 이 사실을 직접 기사와 동영상으로 세상에 알렸다.(용산참사 투입 컨테이너 배치...스티로폼 녹이는 액체 투하 | [동영상] 쌍용차 평택 공장에 뿌려진 스티로폼 녹이는 액체)
이 보도가 나가면서 최루액의 유해성이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그러나, 경찰은 최루액이 인체에 무해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면서 평택 공설운동장에서 기자들을 모아놓고 직접 시연까지 했다. 자신들이 직접 제조한 최루액을 스티로폼에 뿌리는 모습을 공개한 것이다. 결과는? 다들 알다시피 스티로폼이 녹았다. 경찰 스스로 <민중의소리> 보도의 신뢰성을 입증한 것이다.
두 기자는 추가로 최루액을 직접 맞은 조합원들의 상태가 어떤지도 살폈다. 살갗이 벗겨지고 커다란 물집이 잡혔다. 기사와 사진, 영상으로 최루액의 실태를 다시 알렸다.(쌍용차 노조원들, 최루액에 살갗 벗겨지고 물집 생기고)
쌍용자동차 사측이 의료진 출입을 차단하면서 공장 안에서는 부상자와 환자들이 고통을 심각하게 호소했다. 당뇨병을 앓고 있던 한 조합원이 며칠째 약을 먹지 못해 발이 썩어들어갔다.(쌍용차 조합원, 당뇨합병증으로 발 썩어가 | [동영상] 친구)
직접 둘러본 쌍용차 도장공장은 거대한 '화약고'였다. 공권력을 동원해 진압할 경우 대형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컸다. 농성을 하고 있는 조합원들은 이러한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두 기자는 실제 농성현장이 얼마나 위험한 곳인지를 있는 그대로 세상에 알렸다.('거대한 화약고', 쌍용차 도장공장 '위험천만')
도장공장 안에서 농성을 하는 조합원들이 어떻게 지내는 지,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알리는 것은 기본이었다. 장명구 기자는 지난달 23일부터 6일까지 모두 5차례에 걸쳐 르포 기사를 내보냈다. 홍민철 기자는 영상으로 조합원들의 생활을 담았다. ([동영상] 꿈은 소박해질 수 있다 | [동영상] 수제 곰방대로 꽁초 재활용하는 조합원)
공권력의 진압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 지도 주요한 관심사였다. 외부인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는 공장 안에서 경찰이 농성 조합원들을 진압하는 과정은 충격적이었다. 경찰이 테이저건까지 발사했다는 보도는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쌍용차 평택공장, 경찰-노조원 충돌 격화 | [동영상] 경찰, 쌍용차 조합원에 테이저건 쏴)
테이저건 발사 문제로 논란이 확산되자 경찰은 긴급 브리핑을 하면서 노조측이 제조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사제총알'을 공개했다. 노조측의 폭력성을 부각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 브리핑에서 경찰이 공개한 '사제총알'은 사실 용접할 때 쓰는 부품이었다. 공장 안에 있던 기자들이 취재한 결과 경찰이 공개한 '사제총알'은 공장 도처에 널려있었다.(경찰 "테이저건 얼굴 향해 쏘지 않았다"..피해자 "눈 향해 날아와")
경찰특공대가 본격적인 진압작전을 벌인 지난 5일에는 '고무총' 사격이 벌어진 사실을 세상에 알렸다. 그날 현장에서 목격한 진압작전은 '인간사냥'을 방불케했다. 고무총을 쏘고, 테이저건도 등장했다. 쓰러진 노동자들을 경찰이 집단폭행하고 심지어 어떤 경찰은 쇠파이프로 폭행하기도 했다. 이런 장면은 '인터넷생중계'와 영상, 사진, 기사로 세상에 알려졌다. (경찰, 조합원에 고무총 사격...테이저건, 쇠도리깨도 등장 | [동영상] 쌍용차 진압, 공장안 촬영(8월4일) | [동영상] 쌍용차 공권력 진압 공장안 촬영(8월5일))
또한, 이날 경찰이 진압작전을 펴면서 노동자들을 한쪽으로 무섭게 내몰면서 추락사고가 벌어졌다. 현장에 있던 두 기자는 즉각 취재에 착수했다. 추락한 조합원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쌍용차 진압 도중 노동자 1명 추락, 중상 | [동영상] 경찰진압과정에서 추락한 조합원...중상) 그러나, 경찰은 처음에는 '추락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가 재차 취재가 들어가자 '떨어졌지만 경상'이라고 말을 바꿨다. 떨어진 지 30분이 지나도록 응급차도 들여보내지 않았다. 경찰이 경상이라던 그 조합원은 척추뼈가 박살나는 중상이었다.
6일 협상이 타결되고 조합원들이 농성장을 떠나는 순간까지, 경찰에 연행되기 직전까지도 두 기자는 취재를 하고 있었다. 77일간의 농성을 겪은 조합원들의 생각이 어떤 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농성장을 떠나는 시각, 조합원들은 무슨 생각했나 | [동영상] 파업 종료, 서로 얼싸안는 쌍용차 조합원(8월6일))
이 기사를 마지막으로 두 기자는 연행됐다. 그들은 경찰서 안에서도 여전히 담담하다. <민중의소리> 기자로서 당연히 할 일을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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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9-08-07 10:57:47 ·최종업데이트 : 2009-08-07 12:5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