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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요연구회', 분단과 광주를 노래하다

참된 2009. 5. 27. 20:08

'민요연구회', 분단과 광주를 노래하다

[노래여 나오너라 38] 이영미 선생님의 민중가요 이야기

 

지금은 노동자시대  민중의 소리
 
 
지난번에 말씀 드렸듯이 '민요연구회' 는 가능하면 우리시대의 시를 우리가락으로 창작하고 보급하는 일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오늘도 역시 창작민요 3곡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첫 곡은 '그리움 가는길 어디메쯤' 이라는 곡이예요.

'민요연구회' 가 활동을 해나가면서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돌아가리라' 와 같은 이른바 센 노래를 만들수 있었죠. 초기에는 '둥당에 타령' 같은 노래로 머물고 있다가 조금씩 사회적, 역사적인 이야기를 담기 시작합니다. 뒤로 갈수록 분단, 광주 이야기를 소재로 하는 시 까지 오는거죠.

지금 우리시대의 가장 아픈이야기를 하는 것이 민요정신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움 가는 길 어디메쯤' 은 광주항쟁을 직설적이진 않지만 묘하게 연상시키는 시입니다. 아주 서정적인 국악적 선율에 얹혀진 노래인데요. 민요연구회 3집앨범에서 들려드리겠습니다.

'그리움 가는 길 어디메쯤' 듣기

두 번재 들려드릴 곡은 제목부터가 광주항쟁을 떠올리게 합니다.
'광주천' 이라는 노래인데요. 박선옥 시인의 시에다 곡을 붙였는데 당시 곡을 붙인 분들은 모두 당시 국악계 내에서 활동을 하셨던 분들이어서 실명을 밝히지는 못하셨습니다.

이 노래를 정말 잘 부른 또 한 분이 있습니다. 여러분이 잘 아시는 정태춘씨입니다.

평택미군기지확장반대와 한미FTA반대를 위한 문화한마당 '평택, 들이운다' 2006년 6월7일 공연모습 ⓒ 민중의 소리 김철수 기자
 


제 기억으로 정태춘씨는 그 전까지 계속 가요 활동만을 하시다가 87년 6월 항쟁이 끝나고나서 부터 집회장에 슬슬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했습니다. 초대해서 온 것이 아니라 그냥 관객, 참여자로 얼굴을 나타냈다가 우연히 그렇게 무대에 오르기 시작했는데요. 사람들은 보통 '촛불' 을 기대하기도 했습니다만 정태춘 씨로부터 돌아오는 답변은 한결같았습니다. "그 노래는 음반사서 그냥 부르시구요" "여기서는 촛불 부르고 싶지 않습니다" 그리고나서 '광주천' 을 부르는 겁니다.

대회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그 대목에서부터 감격을 했던것 같아요. 음반으로 발표되지도 않은 노래, 우리만 알거라고 생각했던 노래들을 불러주면서 일종의 연대감이 생겼다고 할까요?
이렇게해서 최근의 평택투쟁까지 모습을 보여주고 계시죠. 오늘은 민요연구회의 곡으로 들려드리겠습니다.

'광주천' 듣기

민영 시인
 
 
앞의 두 곡이 광주에 관련된 노래였다면 이번에 들려 드릴 곡은 분단에 관한 노래입니다. '엉겅퀴야' 라는 노래입니다.
시는 민요연구회 활동에 열심히 앞장서 주셨던 민영 선생님의 시입니다. 신경림 선생과 함께 '민요연구회' 활동에 끝까지 가장 열심히 참여하셨던 선생님입니다.

엉겅퀴야 엉겅퀴야 철원평야 엉겅퀴야
난리통에 서방을 잃고 홀로사는 엉겅퀴야
갈퀴손에 호미잡고 머리위에 두건쓰고
곰방머리 주저앉아 부르나니 님의 이름
엉겅퀴야 엉겅퀴야 한탄강변 엉겅퀴야 나를 두고 어딜갔소
쑥꾹소리 목이메네 엉겅퀴야 엉겅퀴야 철원평야 엉겅퀴야
난리통에 서방을 잃고 홀로사는 엉겅퀴야


민영 선생의 고향이 철원이기도 합니다. 엉겅퀴는 꽃이기도 하고 엉겅퀴처럼 아주 억세게 살아가는 여인네를 나타내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기도 합니다.

엉겅퀴 꽃
 
 
엉겅퀴는 실제로 봐도 아주 우악스럽게 자랍니다. 빨간보라색 쯤 되는 연지색 꽃이 피는데요. 대가 올라올때 보면 대 하나가 보통 3~4cm정도로 쭉쭉 기세좋게 올라옵니다. 그러면서도 꽃 자체는 아주 예쁘죠.

민중의 심성이나 감각은 마냥 이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아주 그악스럽고 꿋꿋하게 한탄강변에 뿌리박은 모습으로 대신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민요연구회 3집 앨범에서 듣겠습니다.

'엉겅퀴야' 듣기
 
 
 
 
ⓒ민중의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