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중식 선전전을 지켜보던 많은 조합원들의 반응은 한결같았다.
“회사에서 주는대로 받을 거면 노동조합 뭐 하러 있나?”
“노조 위원장이 조합원들의 여론수렴이나 동의절차를 거치지 않고 언론을 통해 발표해 버리고 그 뒤에 조합원에게 일방적으로 설명회를 해서 밀어붙이는 이유를 알 수 없다.”
“작년 하반기부터 선박 수주가 없고 주문이 취소되는 등 회사 전반의 경영여건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무교섭 타결’은 올바른 해법이 아니다.”
“노동조합 반납할 용기는 없나? 이렇게까지 할 줄 몰랐다.”
“올해 총회는 없나? 3시간 날아갔네.”
“교섭 안 할 거면 연봉 많은 노조간부 반으로 짤라야...”
“위원장 임기 끝나면 어디로 갈까...?”
“동결을 하든 100원을 올리든 조합원 표로 결정해야제.”
한편 대책위는 아침 선전물을 통해 “임금교섭 회사위임-임금동결 선언은 일제하 역적 친일분자들이 민족과 나라를 팔아먹은 행각에 다름 아니고, 자본가를 위해 노동자를 배신하는 반역행위”라며 오종쇄 위원장을 거세게 규탄했다.
또한 “3년간 정리해고를 하지 않는 조건으로 임금요구안을 위임한다”는 오종쇄 위원장의 주장에 대해 “앞으로 2011년까지 3년간 이미 수주된 물량을 처리하려고 해도 현재 있는 인력규모를 유지하거나 새로 충원해야 하고, 또 한해 1000명 가까운 직영노동자들이 정년퇴직을 하고 있어 오히려 신규고용을 해야 할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와 현장조직들은 지난 23일 ‘교섭권위임 반대, 노동자 고통전가를 반대하는 현장조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같은날 오후 현대중공업 사내 체육관 앞에서 오종쇄 위원장의 설명회를 반대하는 항의 시위를 전개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노조는 이날 오후 5시30분 노조의 임금교섭 위임 여부를 결정하는 대의원대회를 앞두고 있으며, 대책위는 대의원대회를 지켜 본 뒤 향후 대응 수위를 높여갈 계획이다.